"인문학은 언어, 문학, 예술 등 인류의 정신적 유산을 이해하고, 인간사회의 제반 현상 및 문제를 역사적,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학문이다"
인문학은 인간의 다양한 삶의 방식과 문화를 읽고, 생각하고, 대화하며 사물을 보다 큰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가장 긴요한 학문 영역이자 사유의 방법이 된다. 인문학이 탐구 대상으로 삼고 있는 언어, 문학, 역사, 철학 등은 전통적으로 우리 삶의 근간을 이루어 왔던 것이며, 근래 인문학이 새롭게 관심을 두고 깊이 있는 탐색을 진행하고 있는 과학, 기술, 경제, 경영, 디자인, 매체 등의 영역 역시 삶의 풍요로움을 위해 꼭 필요한 영역이다. 그러므로 인문학은 인류 문명이 이루어 낸 제반 전통과 현재의 성과들, 미래의 발전을 아우르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상상력과 창조력의 출발점이 된다고 할 수 있다.서울대학교 인문대학은 우리나라에서 명실공히 인문학 교육과 연구를 이끌어가는 기관으로서 그 소임을 다해 왔다. 인문학 교육을 통해 창조적이고 비판적인 지성인을 양성하고 인문학의 각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신진 연구자를 길러내는 것이 인문대학의 교육 목표라 할 수 있다. 인문대학의 교육은 지난 30여년 간 양적이나 질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해 왔다. 이것은 인문대학의 학사과정이나 대학원과정 졸업생들 다수가 국내뿐 아니라 국외 유수 대학에서도 교수로 활동하고 있음에서 입증된다.
지난 세기 우리 사회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해 사회 발전을 도모하며 경제지상주의 가치관을 최우선으로 삼아 왔다. 그 과정에서 인문학은 종종 경제 및 사회 발전과는 무관한 비실용적 학문으로 여겨져 왔고, 그 결과 인문학적 지식은 고답적인 것으로 치부되어 외면당해왔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전 지구적 규모의 지식산업이 새롭게 등장하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인문학이 담당해 왔던 과거와 미래를 잇는 통합적 사고와 총체적 세계 이해에 바탕을 두지 않고는 새로운 지식 산업의 창출과 발전이 불가능함을 절감하게 되었다.
21세기를 지식정보화사회라 부를 수 있는 까닭은 세계에 대한 거시적 이해와 자기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총체적 지식의 필요성, 그리고 이것을 한데 어울러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발전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상상력의 중요성이 날로 커가기 때문이다. 결국 인문학은 급격한 사회 변동 속에서 다양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끔 하는 기초학문으로서,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은 앞으로도 주어진 교육적 책무와 소임을 다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정진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