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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Siavash Saffari(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 인터뷰

2018-04-02l 조회수 3367

  
인터뷰 진행 : 홍태영(비교문학 협동과정 석사 수료)
 

Q. 서울대학교 아시아언어문명학부와 정치외교학부에서 강의를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2000년대에 한국에서 생활해본 적이 있어요. 그래서인지 한국의 대학 환경이나 한국 생활에 친숙한 편이에요. 서울대학교의 교원 모집 공고가 발표되었을 당시, 저는 뉴욕의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과정에 있었어요. 한국에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서울대학교와 같은 세계적 수준의 대학에서 강의할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서울대학교에서 강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지금도 매우 행복해요. 

 

Q. 2017년에 "Beyond Shariati: Modernity, Cosmopolitanism and Islam in Iranian Political Thought(샤라아티 그 너머: 이란의 근대정치사상과 세계주의, 그리고 이슬람)"과 "Unsettling Colonial Modernity in Islamicate Context(이슬람 식민지근대화론 비판)"라는 두 권의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두 책에 대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 첫번째 책(Beyond Shariati: Modernity, Cosmopolitanism and Islam in Iranian Political Thought)은 제가 몇 년 동안 연구해 온 결과물이에요. 20세기 이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이었던 알리 샤리아티(Ali Shariati)의 정치적 사고에 초점을 맞춘 책이죠. 저는 근대 무슬림의 지식인들이 유럽의 근대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반응했는지에 관심이 있어요. 책의 대부분은 근대성과 근대적 정치 사고에 대한 샤라아티의 견해를 다루고 있죠.
두 번째 책(Unsettling Colonial Modernity in Islamicate Context)은 이슬람 연구에 관한 국제적인 학자 15명의 논문을 모아 편집한 책이에요. 유럽 식민주의가 도래한 19세기 이후, 근대화에 대한 유럽 중심적 관념이,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으로 무슬림 주도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고찰한 학제간 연구죠.

 

Q. 선생님의 집필 과정은 어떠신지요? '집필 장벽(writer's block)'이 찾아오면 어떻게 극복하는 것이 좋은지 학생들에게 조언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새로 논문이나 책을 집필할 때 펜이나 연필을 가지고 종이 위에 초안을 작성하는 방식을 선호해요. 컴퓨터로 작업하는 방식은 왠지 창의성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하지만 이런 방식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다른 분들께 별로 추천해드리고 싶지 않아요. 저에게 맞는 방법인 거지, 모든 사람들에게는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 경우엔 연구 환경을 바꿔 보기도 하는데요. 연구실에서 쓰기가 어려우면, 커피숍 또는 도서관 등으로 장소를 바꿔보는 거예요. 그것 말고도, 산책을 하거나,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기도 하고, 저만을 위한 다섯가지 코스 요리를 만들기도 하죠. 

 

Q. 이번 학기 매우 흥미로운 강좌들을 여신다고 들었습니다. <이슬람 사상과 근현대 서아시아>와 <서아시아 문명 특강>이 그것인데요. 사실 한국 학생들에게는 아주 생소한 주제들입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아무리 친숙하지 않은 주제라 하더라도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신다고 정평이 나 있는데요. 선생님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으신가요?

- 학생들에게 이름이나 날짜와 같은 것들을 암기하도록 하지는 않아요. 서아시아의 사람들과 문화에 대해 학생 스스로가 전체적 관점에서 명확하게 이해하기를 바랄 뿐이죠. 이러한 수업 방식에는 어려움 역시 존재해요. 우선 대부분의 학생들이 서아시아 또는 북아프리카를 방문해본 적이 없고요. 또한 이 지역의 역사, 언어, 문화, 예술에 대해 사전 지식이 매우 제한적인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란,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서아시아 국가들은 이미 많은 학생들이 뉴스에서 자주 접해왔기 때문에 서아시아 국가 사람들과 그들의 정치, 문화, 예술에 관심이 많아요. 제 수업은 학생들에게 이러한 호기심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세운 학문적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거예요.

 

Q. 캐나다와 한국에서 진행하셨던 강의에서 어떠한 차이점을 느끼셨나요?

- 국제화가 진행될수록 세계 각국의 대학과 강의실 환경이 점차 유사해진다는 걸 느껴요. 예를 들면, 캐나다는 한국에 비해 다문화적 특성이 강한 국가인데, 서울대학교에서 진행되는 제 수업만 봐도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수강하는 학생들의 국적이나 문화 배경이 다양한 경우가 많아요. 저는 이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하는데요. 왜냐면 이러한 환경적 요소가 학생들에게는 사고의 지평을 넓히고, 국제적 시민으로 변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차이점 역시 존재하는데요. 캐나다나 미국 학생들은 토론에 적극적이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견해를 제시하는 데 반해, 한국 학생들은 좀 내성적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수업 중에 토론에 참여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견해를 좀더 자신감 있게 표현하라고 독려하는 편이에요.

 

Q. 선생님께서 서울대학교에서 조교수로 계신지 거의 2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 셀 수 없이 많죠. 굳이 하나를 꼽자면 2015년 채용면접을 위해 서울대학교에 방문한 적이 있었요. 공식 면접이 끝나고 학과 학생 몇몇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때 만난 학생들은 제가 여태껏 봐왔던 학생들과 비교할 때, 관찰력과 사고력이 뛰어났고 굉장히 열성적이었어요. 그래서 더 인상적이었고요. 그때의 대화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나요.

 

Q. 2018년에는 어떤 계획이 있으시나요?

- 3월부터 아시아언어문명학과에서 대학원 프로그램을 새로 시작해요. 저와 제 동료가 준비하는 프로그램인데요. 대학원에 들어오는 신입생들의 연구를 최대한 지원하려고 해요. 이것 말고도, 강의 프로그램 몇 개와, 연구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는데요. 그 중 하나는 20세기 인도 무슬림 철학자인 무하메드 이크발(Muhammad Iqbal)의 관념에 관한 논문이고, 다른 하나는 터키와 이란의 포스트 이슬람주의에 있어서 그 차이점을 비교하는 거예요. 올해는 연구를 위해 터키와 이란에도 방문할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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