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너스 프로그램 수기 - 미학과 조연우
연구제목: 영화 <엑스 마키나>와 <창세기>의 상호텍스트성: 롤랑 바르트의 『S/Z』를 중심으로
미학과 조연우
저는 미학과에 입학했을 때부터 영화와 영상예술에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영상이라는 매체가 어떤 특별한 장치와 연출기법을 통해 이야기를 구성하는지,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되고 수용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항상 흥미로웠습니다. 이와 관련된 공부를 하고자 인문대에서의 4년 동안 영화와 관련된 강의들을 다양하게 수강하였는데, 이 중 2학년 때 들었던 ‘대중예술의 이해’라는 수업에서 이번 아너스 프로그램에서 다루었던 ‘롤랑 바르트’라는 학자와 <엑스 마키나>라는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바르트의 이론을 매우 재미있게 공부했던 기억이 있어, 아너스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그때 해결하지 못했던 궁금증을 조금 더 채워보고자 ‘영화 <엑스 마키나>와 <창세기>의 상호텍스트성: 롤랑 바르트의 『S/Z』를 중심으로’라는 연구 주제를 선택하였습니다.
세상의 어떤 텍스트도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다른 수많은 텍스트로부터 영향을 받아 구성됨을 의미하는 ‘상호텍스트성’은 기존에 존재하는 소설, 웹툰과 같은 작품들이 활발하게 각색 및 영화화되는 오늘날 대중문화의 경향 속에서 예술작품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개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학문적 중요성에서 출발하여 ‘상호텍스트성’이라는 개념을 정립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 바르트의 상호텍스트적 독해 이론을 분석하고, 이를 현대 내러티브 영화에 직접 적용해보는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바르트의 저작들을 읽어보고, 그의 철학에 대해서도 고민하며 바르트의 이론이 오늘날 비평의 영역에 어떤 시사점을 제공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었습니다. 논문을 완성한 후에 참여했던 아너스 심포지엄 역시 유익한 경험이었습니다. 토론 시간이 조금 부족하여 더 오래 의견을 나누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지만, 다양한 발표와 이에 대한 교수님들의 꼼꼼한 심사와 피드백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각자 진행한 연구에 대한 참여자 모두의 노력과 열정이 비대면으로도 생생하게 느껴져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공부를 기계적이고 수동적으로 해왔었다면, 인문대학에서는 보다 능동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방법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정답을 찾는 것보다, 결론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과정이야말로 중요하고 가치 있는 작업임을 깨달았습니다. 비슷한 질문과 호기심을 가진 훌륭한 학우들과 함께 교류하고 학습하며 성장했던 인문대에서의 학부 생활을 아너스 프로그램으로 보람차게 마칠 수 있어 행복했고, 다른 인문대 학생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 제52호 인문대 소식지 '아너스 프로그램 수기'에 게재될 글을 위와 같이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