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문 기고문] 독문과 08학번 MBN 기자 연장현
독문과 08학번 MBN기자 연장현
1. 선배님과 현재 직업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해당 직업을 선택하게 되신 계기 혹은 이유, 지금의 자리에 계시기까지 거치신 과정에서의 일화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MBN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는 연장현입니다. 언론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6년째고요. 군대로 비유하자면 이등병을 지나 일병으로 접어들었습니다. 학창시절 해외교환학생 코스도 다녀오고 록밴드, 축구동아리 등 열심히 놀다가 27살이 되던 해 초 졸업을 하고, 운 좋게 그해 가을 지금의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졸업하기 전 두 학기 정도는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아나운서를 꿈꾸던 시절도 있었는데요. 보통 최후의 한 명만 뽑히는 아나운서 시험에서 번번이 실패를 맛봤습니다. 제가 봐도 제 옆에 있는 사람보다 제가 특출하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았으니, 지금도 결과는 쿨한 척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존버’를 하면 언젠가는 아나운서가 될 것이라는 말씀들도 있었지만, 저는 그와 별개로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요. 결국 ‘나는 아나운서가 꼭 아니어도 방송을 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지금도 강산은 변하고 있고,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사랑도 변합니다. 꿈이라고 변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꿈을 재조정하는 것에 죄의식을 가질 필요도, 실패감을 느낄 필요도 없습니다. 저는 꿈을 바꿨기 때문에 현재를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2. 인문학을 전공하셨던 것이 현재 직업에 주었던 긍정적 영향
인문학부의 과제와 시험은 대부분 서술형이다 보니 좋든 싫든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글을 쓰는 직업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 거부감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분량을 채우는 것에도 익숙합니다. 다만 기사는 어떤 글보다도 팩트에 근거해야 하므로 입사 후 이 부분을 엄격하게 지키고 습관화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인문학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이런 것들이 아니라, ‘정답이 여러 개일 수 있다.’라고 인정하는 열린 학문이라는 점입니다. 적절한 시기에 인문학을 배운 덕분에 저는 지금도 편견과 선입견 없이 세상을 대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나와 다르게 생각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건전한 자세로 토론을 즐길 줄 아는 삶. 인문학은 제가 한 사람으로서 이번 생을 살아가는 데에 가장 가치 있는 깨달음을 준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3.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
이런 질문이 가장 어렵습니다. 저 자신도 이렇게 살자고 되새기는 심정으로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꿈을 바꿀 수 있는 용기는 패배가 아니라 히딩크의 용병술 같은 겁니다.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주체는 남이 아니라 자신이어야 합니다.
운이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큽니다. 평소에 착하게 삽시다.
아등바등 열심히만 살지 말고, 제발 좀 놉시다.
유일한 정답이라는 건 없습니다.
멋있게 삽시다.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독어독문08 연장현 드림
* 제51호 인문대 소식지 '동문 기고문'에 게재될 글을 위와 같이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