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논단] [교수논단] 빅데이터 혁신공유대학과 인문대학 - 국사학과 허수 교수
국사학과 허수 교수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 사업’은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 및 전문대학이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신산업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참여 대학이 교육 및 학위과정을 공동으로 개발·운영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금년 4월에 선정과정을 마치고 시행단계에 들어갔으며, 2026년까지 6년간, 8개 분야 10만 명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빅데이터와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컨소시엄 주관대학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빅데이터 혁신공유대학 사업’(이하 ‘사업’)에는 서울대를 비롯하여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경상국립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전북대학교, 한동대학교의 7개교가 참여합니다. 우리 인문대학도 주관대학인 서울대의 일원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혁신공유대학 사업단(이하 ‘사업단’, 단장 김홍기) 본부는 빅데이터 인재양성에서 인문학의 성찰성과 인문 컨텐츠의 중요성에 주목하여 인문대학에 사업 참여를 제안했습니다. 인문대학에서는 인문학과 디지털 신기술의 접목이 인문학 연구 및 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판단하여 참가를 결정했습니다. 본 사업에서 저는 인문대학의 입장을 사업단에 대변하는 동시에, 인문대 성원들의 협력과 참여를 통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는 역할과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사업단이 내건 3대 사업 목표는 ‘컨소시엄 참여 대학 간 인적·물적 자원 공유’, ‘수준별 모듈형 표준 교육과정 개발’, ‘학생의 교육과정 선택권 확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인문대학이 당면한 현안은 두 번째 및 세 번째 목표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즉, 현존하는 인문대 성원들의 교육경험과 교육역량을 결집하여 디지털 신기술과 연계한 인문학 교육과정 및 교과목을 개발하는 일입니다. 교과목 개발 참여자는 1-2학점의 ‘미니교과목’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인문대학에서는 이러한 미니교과목을 빅데이터 신기술을 가르치는 ‘빅데이터 표준교과목’과 결합하여 12학점 규모의 ‘마이크로디그리 과정’을 설계해야 합니다.
인문대학은 그동안 코어 사업에서 인문데이터과학연계전공을 운영한 경험이 있습니다. 또한 인문대 산하에 디지털위원회를 창설해서 혁신공유대학 사업뿐 아니라 디지털 연구 및 교육에 관한 제반 사안을 논의해 오고 있습니다. 또한 본 사업의 신청 단계에서도 다수의 교수 및 강사들의 참여 속에 31개의 관련 교과목 개발안을 작성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바탕 위에서 인문대는 지난 9월 사업단 본부가 발주한 ‘연계전공 및 교과과정 개발을 위한 기획연구’(이하 ‘기획연구’) 과제와 ‘교과목 모듈화 기획 및 개발’(이하 ‘교과목 개발’) 과제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후자의 과제와 관련하여 이번 학기에는 ‘언어 데이터 처리’, ‘언어인지 데이터 측정 및 활용’, ‘음성데이터의 특성과 처리’, ‘디지털 시대의 스토리텔링’의 4개 미니교과목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전자의 기획연구 과제와 관련해서는 금년 말까지 4개의 마이크로디그리 과정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두 개의 기획연구팀을 조직해서 한 팀에서는 ‘언어인지’와 ‘역사정보’(이상 가칭) 과정을, 다른 팀에서는 ‘디지털 스토리텔링’, ‘빅데이터 문화연구’(이상 가칭) 과정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우리 인문대 구성원에게 빅데이터 혁신공유대학 사업은 다소 생경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인문학적 사유와 디지털 신기술 간의 연계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디지털 신기술의 성공적인 사용 여부는 결국 그 기술을 이용하는 사람이 자신이 다루는 데이터의 특성과 맥락에 얼마나 정통해 있는가에 좌우된다고 합니다. 저는 이 점에서 우리 인문대학 선생님들의 역할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교수 및 강사들의 연구와 교육 경험, 인문대학 및 서울대학 학생들의 융복합적 잠재력 등에서 희망을 봅니다. 앞으로 여러 선생님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 그리고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제53호 인문대 소식지 '교수논단'에 게재될 글을 위와 같이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