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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임소회]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서지원 교수

2021-11-02l 조회수 234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서지원 교수

안녕하세요, 2021년 2학기부터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 서지원입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학부와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오하이오주립대 정치학과에서 ‘민주화 이후 인도네시아 과거청산의 정치’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 후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와 창원대학교 국제관계학과에서 일하며 인도네시아 과거청산 연구를 계속해 왔습니다. 관련 주제인 난민, 인권외교. 그리고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각국의 정치에 대해서도 연구성과를 발표했습니다. 

“교수님, 대학원에 진학할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직 대학에서, 어느 순간부터 상담 시즌이면 이런 질문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났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하라고 독려하면 나중에 무슨 원망을 들을까 두렵고, 그렇다고 대학원에 진학하지 말라고 충고하면 학생의 자신감과 학업 의지가 꺾일까 두려운 상황입니다. 이때 내놓기 위해 제가 개발한 답은 이러했습니다. “공부를 계속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합리적으로 투자 대비 기회비용을 고려하고 계산해서 대학원 진학을 결정할 수는 없다. 대학원은 무엇에 대해 공부해 보고 싶은 열정이 내 안에서 솟구칠 때 할 수 없이 가는 곳이다.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되듯이, 이런 참을 수 없는 열정에 이끌릴 때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맞다.”

지금으로부터 18년 전 어느 날, 취업을 준비하면서 졸업 전에 남은 5학점을 채우기 위해 동남아 역사와 동남아 문화에 대한 동양사학과, 인류학과 전공수업을 동시에 듣고 있던 저는 평생을 걸고 동남아시아 지역학을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휘말리는 일종의 ‘신내림’을 경험하게 되었고 그 후 대학원에 진학하여 한 번도 옆을 돌아보지 않은 채 동남아시아 연구를 계속해 왔습니다. 당시 서울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 개설된 동남아시아 관련 과목을 거의 다 들었지만 그래도 부족하다는 생각에 마을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한 시간 반이 걸려 이문동까지 가서 한국외대 대학원에서 지역학 수업도 듣고, 어학 수업도 청강했습니다. 

모교에 아시아언어문명학부라는 학부가 개설되어 각국 언어를 초급, 중급까지 정규 수업으로 배울 수 있고, 문학과 예술, 역사 등 지역에 대해 심도 있게 공부할 수 있는 수업이 다수 포함된 커리큘럼이 생겼다는 얘기를 듣고 “드디어 서울대도 이렇게 발전하는구나, 관악캠퍼스에서도 동남아시아에 대해 이렇게까지 배울 수 있다니”라며 감격했던 것이 어제 같은데 제가 이 학부에 임용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인류가 살아가는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고유한 매력이 있는 지역, 한국과 세계를 감화시킬 만한 문화와 문명을 가진 지역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현지에 어학연수도, 조사도 가기 힘든 상황이지만, 저와 같이 아시아 언어와 문명의 매력에 빠진 학생들을 돕기 위해 교육과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제53호 인문대 소식지 '부임소회'에 게재될 글을 위와 같이 싣습니다.